손골편지 스무 번째


손골편지 스무 번째

지난 첫눈도 어김없이 많이 내렸습니다. 미리 염화칼슘을 뿌리는 등 만반의 준비를 다 했지만 저녁 이후 기습적으로 내린 눈을 한밤에 다 치울 수는 없었습니다. 게다가 습설이 밤새 얼어 제설 작업에 애를 먹었습니다. 게다가 성지는 아스팔트처럼 평평한 곳이 없어서 눈을 치우는 일이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사람 다니는 길은 확보했지만 차가 다니는 길과 주차할 곳은 치울 수가 없어서 미사를 드릴 수가 없었습니다. 사람도 차도 위험했기 때문입니다. 지난밤 동네 초입에 두고 온 동네 주민의 차들도 다음날이 되어서야 들어왔습니다.

작년 겨울의 첫눈, 날짜도 잊지 못하는 2024년 11월 30일의 기록적인 첫눈은 그 많은 나무를 부러뜨리고 쓰러뜨리고 미사도 나흘이나 못하게 만들었으니 올 첫눈은 약과였습니다. 그래도 염화칼슘을 잔뜩 준비하고, 엔진 달린 송풍기도 두 개를 마련해서 적설은 인한 마중편을 최소화하려고 합니다. 하늘의 일은 아무도 모르니 말입니다. 성지의 모든 물은 수목과 관경으로부터 이어진 파이프로 공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날에는 수도가 얼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늘 걱정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제방의 물이 얼어 겨우내 고생했습니다. 그래서 겨울 입구가 되면 동파를 방지하는 작업을 꼭 하고 있습니다. 부디 이번 겨울에는 무사히 무사히 넘겼으면 합니다.

새해를 준비하면서 어떻게 하면 순례 오신 교우들이 성지에서 온전한 정화와 회복을 얻어 갈까? 기도와 묵상을 방해하는 불편함은 무엇일까? 질문부터 하게 됩니다. 작년에 쉼터를 만들어서 그나마 쉴 곳이 생겼지만 주차 문제에 대한 고민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2,3주차장을 신설하고 여자하면 잔디밭을 주차장으로 열고는 있지만 여전히 2중 주차를 해야 하는 상황이 많아서 그 해결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미사가 끝나자마자 차를 빼고 황급히 나서는 모습을 보면 죄송하기 짝이 없습니다. 틀림없이 좋은 해결책을 내려주시리라 믿습니다.

희망이기도 한 작년인지라 많은 순례 교우들이 찾아주셔서 성지의 재정은 안정적이었습니다. 성지를 조성하고 단장하는데 비용이 들기는 했지만 빚의 일부인 5000만원을 상환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에는 더 많은 액수를 상환할 기대입니다.

또한 올해는 2027년에 있을 큰 잔치인 세계청년대회를 염두에 두고 외국인이 우리 성지에 왔을 때 불편함 없이 순례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홈페이지 개설이고 다양한 언어로 성지를 소개할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손골성지 홈페이지가 활짝 문을 여는 봄을 기대해 봅니다.

또한 봄에는 성모동산 조성한 성모 동산에 성모상을 모시고 축복식을 할 예정입니다. 쉼이 필요한 사람들이 성모님과 함께 숨도 쉬고 맘도 쉬고 몸도 쉬고 갈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아시다시피 우리 성지로 오는 마을길은 엇갈리기도 하고, 좁아서 차 두 대가 비켜가기도 용이하지 않습니다. 그런 불편함과 때로 불쾌함을 뒤로 하고 일단 성지에 도착하기만 하면 마치 신앙의 고향에 온 것처럼 온전히 마음의 고향으로 초대받은 느낌을 받습니다. 그것은 많은 사람들의 봉사 덕분입니다. 참으로 많은 이들, 잡초를 뽑는 이, 잔디를 깎는 이, 낙엽을 치우는 이, 쉼터에 먹을 것을 채우는 이, 주차 안내를 하는 이, 성당 청소를 하는 이, 전례 거행을 준비하는 그 누군가들로 인해 성지는 생명력을 얻습니다. 그리고 성지 운영을 위해 지갑을 여는 어디 분들이 계셔서 성지는 움직입니다. 그러고 보면 성지뿐만 아니라 지구는 태양으로 인해 도는 것이 아니라 사랑과 정성으로 돌아가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지난해의 애정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손골성지에 대한 그 관심, 올해도 꼭 부탁드립니다. 저는 성지에서의 매 미사 때마다 우리 후원자의 가정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저의 기도가 미약해도 하느님께서 기억해 주시고 찾아주실 줄 믿습니다. 저희의 신앙으로 믿도록 만드는 하느님을 통해 최고의 2026년을 가꾸기를 바꾸고 실제로 그렇게 살 수 있는 은총을 주님께 청합니다. 새해 축복 많이 받으십시오.

 

손골성지에서, 다미아노 D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