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골편지 열 번째


손골편지 열 번째
 
편지를 쓰고 있는 지금은 경북 지역의 산불로 많은 이들이 고통받고 있는 시점입니다. 부디 빠른 진화로 더 번지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생명과 재산을 잃은 사람들이 입은 화상도 회복되기를 아울러 기도합니다.
 
3월에는 우리 성지의 두 분 성인의 순교기념일이 있었습니다. 도리 신부님은 3월 7일, 오메트르 신부님은 3월 30일. 두 날 모두 한국순교자대축일 전례로 거행하였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3월 30일이 주일인 관계로 하루 앞당겨 29일에 지구장 신부님을 모시고 순교기념일 미사를 드렸습니다.
 
사순시기도 반환점을 돌아 부활을 향해 내딛고 있습니다. 성지도 여러 변화의 봄바람이 붑니다. 우선 지난 겨울, 대설로 쓰러진 나무들을 이제야 다 정리하였습니다. 하기야 3월 말까지도 눈이 왔으니 산 속 사정은 여전히 미끄러웠습니다. 하지만 두 팔 걷고 성지로 올라오신 봉사자 덕분에 말끔해졌습니다. 동천동성당 형제님들께 정말 고맙습니다.
 
지난 사순 3주일에는 150여 명의 교우들이 미사에 오셨습니다(제가 성지에 온 후로 가장 많은 순례객입니다). 예전 같으면 극심한 주차 문제를 겪어야 했고 어떤 분들은 되돌아가야 했을 상황입니다. 하지만 넉넉하지는 않아도 모두 주차할 수 있었습니다. 순례객이 많은 날에는 현재 손 보고 있는 잔디밭을 주차장으로 사용하게 되면 더 여유로워지리라 여깁니다.
 
그동안 성지에 기도하러 오셨다가 좀 쉬었다 갈 만한 공간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여러 본당의 도움으로 그간 식당과 창고로 사용하던 건물을 말끔히 단장해서 ‘오메트르 쉼터’로 문을 열었습니다. 목도 축이고 차도 마실 수 있습니다. 모두 공짜입니다. 편안한 쉼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쉼터는 큰 방 작은 방이 있는데 15평 정도의 작은 방은 회합실로 사용할 예정입니다. 성지 사무실에 예약하시면 레지오 주회도 당연히 가능합니다. 언제든 환영합니다. 아, 야간은 어렵겠네요.
 
부활의 준비는 죽음이며 행복의 전 단계는 항복이어야 함을 생각해 봅니다. 자기를 버리고 겸허하게 무릎 꿇는 것이 하느님 앞에서만큼은 결코 수치스럽지 않고 오히려 당당한 자세라고 믿습니다.
부활을 향해 내딛는 여러분의 발걸음에 믿음의 힘이 실리기를 기도하며 성모성월에 뵙겠습니다.
 
손골성지에서 다미아노 신부 Dream.